[청년칼럼] 소확행에 집착하게 되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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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소확행에 집착하게 되는 우리들
  • 최지수
  • 승인 2019.07.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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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기자
▲최지수 기자

[미디어라인=최지수 기자]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퐁퐁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일들은 모두 일본 작가의 수필집에서 언급된 소확행의 예시이다. 30여 년 전 일본에서 만들어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단어는 어느새 한국을 강타하는 단어가 되었다. 소확행의 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소확행을 누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미 일상속에서 하고 있던 많은 일들이 내가 모르고 있던 나만의소확행일 수 있다. 개인이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소소하게 나마 행복을 느낀다면 일상의 모든 것이 소확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확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 특별한 일을 행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의 행복을 찾아내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책인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살펴보면 소확행이 더 분명하게 와 닿는다. 특별하지 하지 않은 일상 속 곰돌이 푸가 우리에게전하는 행복이나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면 우리는행복하지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바쁘게 지나쳐간 일상속 작은 순간순간들이 나만의 소확행이 되어 행복이란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해준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라는 책의 내용처럼 소확행을 통해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아내게 된다. 먼 미래의 특별하고 큰 행복이 아니라, 지금 현재 느낄 수 있는 평범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행복함을 찾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으로 비추어지는 소확행의 배경에는 씁쓸한 한국 사회가 존재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작은,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왜 불확실하지만 큰 행복을 추구하지는 않는 걸까? 나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 무엇을 이루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계속되는 불황과 양극화, 그로 인한 취업난과 N포세대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응해 소확행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YOLO 문화와 소확행의 등장은 서글프게 느겨지는데, 어짜피 한번 사는 인생 뒷일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자는 YOLO와 나만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자는 소확행의 등장 배경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확행의 등장은 럭셔리를 욕심 내는 일은 현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간주하고, 돈과 무관하게 일상 속 작은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에 만족하기로 한 젊은이들의 체념에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무조건 럭셔리하고 성취하기 힘든,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되는 행복을 지향하는 것만이 옳거나 그러한 삶만이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비추어 보았을 때 소확행의 추구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더 멋지고 화려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 어제보다 나은 나를 추구하는 것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추진력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소확행을 추구하다 보면 현재 상태에 안주하게 되고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하기가 쉬워진다. 소확행이라는 단어에는 ‘성취하기 쉬운’이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다. 주택 구입, 취업, 결혼과 같이 현재 상태에 비추어 봤을 때 크지만 불확실한 행복보다는,지금 당장 이루기 쉬운 행복을 좇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소확행에 안주하게 되면 냉정하고 힘든 사회에 애초에 도전할 의지조차 없어지게 될 수 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만큼 살아내는 것이나, 한국사회의 중산층이 되는 것조차 이루기 어려운 우리 시대에서 소확행은 하나의 자기합리화이자 자기 보호로써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나도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도 과연 이룰 수 있을까?’와 같은 불안한 마음이 현재 상태에서의 행복을 확인하고 발견해내려고 하는 소확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냉혹함 속에서 소확행을 찾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냉철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소확행을 잠시 내려놓고 현실에 대면해, 그 힘듦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확행의 안락함에 빠져 더 멋진 나를 만드는 과정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내가 느끼는 소확행이 진짜 소확행인지, 혹시 지금 당장의 행복에 안주하게 하여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현실도피는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지금 처해진 상황 속에서만 의미를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내게 하는 소확행은 우리의 성장을 멈추고지금 놓여진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해더 나은 미래에 대한 추구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해보면,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이 있을 수 있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날도 있을 수 있는 게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소확행이 유행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모두가 하루하루 의미와 행복을 찾으려고 집착한다. 소확행이존재하지 않는 일상을 점점 못견뎌하고 계속해서 행복함을 찾아 나서려고 노력한다. 우울한 하루에 푹 젖어 우울함을 느껴보거나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그 감정을 극복하는 상황은우리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한 단 하루도 견뎌내지 못하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행동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줄어들게 한다. 행복이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인데 현재 우리는 너무 행복에 집착에 주도적으로 행복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의 자연스럽고 평범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소확행의본질마저 어지럽히며 개인적인 자기만족에서 더 나아가 소확행마저과시하고 경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소한행복,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들에너무 초점을 맞추어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면 더 큰 행복은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소확행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소확행이 우리 현재 상태를 정당화하는 방패로써 사용되지 않게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소하지 않은,얻어내기 힘든 행복또한 놓쳐서는 안 되며 그러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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