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방관의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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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방관의 희생자
  • 이재상
  • 승인 2019.08.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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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기자
▲이재상 기자

[미디어라인=이재상 기자] 예비수강신청기간에 시간표를 짜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교수명에 ‘강사미정’이라는 4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유예되던 강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대학들이 강사법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사법의 취지는 분명히 좋았다. 1년 이상의 임용 기간이 보장되고, 재임용기준을 충족하면 해고할 수도 없다. 또한, 교원으로서의 지위가 보장되기에 4대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 교육부는 강사료를 올리라고 권고했다. 고용안정성과 금전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시간강사라는 직업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었다.

문제는 대학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다년간 등록금을 인하 내지 동결해온 대학들은 국가 지원이 없으면 오늘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국가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돈이 없어 있는 교직원들도 자르는 마당에 시간강사의 권리를 챙겨줄 수 있을까? ‘강사미정’이라는 전례 없는 타이틀을 보게 만든 이유다.

대학을 오기 위해 12년이라는 학창 시절을 투자한 학생들은 이번 일의 최대 피해자다. 멀쩡한 과목들이 2명 이상의 강사가 담당하게 바뀌어 지속성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강의 통폐합이 진행되어 강의의 질을 떨어뜨린다. 학생 수가 3~40명만 있어도 커뮤니케이션 없이 수업의 개론과 개요만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상황이 현재의 교수법인데 인원이 6~80명으로 증가한다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전임 교수가 수업을 맡으면 된다’라는 단순한 논리가 내세워질 수 있다면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대학들이 왜 추가적인 돈을 들여가며 시간강사를 뽑았겠는가? 1시간의 원활한 수업을 위해서는 수 시간을 들여 수업자료를 찾아야 하고, 교수직 유지를 위해서라면 끊임없는 연구와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애석하게도 교육부와 학계는 바뀌는 강사법에 대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도 7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는데 과제 마감 하루 전 과제를 수행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정부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파동도 그렇고 한국의 업무 특징은 ‘일이 닥쳐와야 처리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닥쳐오니 아무 것도 되어있지 않은 이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지 않은가. 교육부와 대학, 그리고 국회는 많은 사회적 논의를 빠르게 진행해 어떻게든 중재안을 만들어내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앞으로 1달 뒤 개강인데 부디 대학 내 시스템이 멀쩡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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