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문득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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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문득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 윤희성
  • 승인 2019.08.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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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성 기자
▲윤희성 기자

[미디어라인=윤희성 기자]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애써 외면하려했지만 언젠가는 직면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상상과 달리 현실은 수십 배 날카롭고 아픈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영별은 형언할 수 없는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눈을 감고 누워있는 그대의 모습에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픈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도리어 소리 내어 울지 못 했다.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수십 번을 물어 건성으로 대답하기도 했던 밥 먹었냐는 말이 그 날은 수백 수천 번도 더 듣고 싶었다. 후회와 미안함이 몸과 마음 전체를 휘감았다. ‘한 번만 더 안아볼걸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정말 사랑했다면, 영원한 이별 앞에 후회 없을 사람은 없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후회와 미안함은 자신을 갉아먹는 감정이 아니다. 떠나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나는 그대의 삶은 절대 시시하지 않다. 기억 속, 그대가 해준 푹 익은 라면, 밥 먹으라는 잔소리, 예쁘다는 칭찬, 노래 부를 때 사랑스러웠던 표정 하나하나 모두 특별하게 내 기억 속, 내가 그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 나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기억들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별이 너무도 아팠으니 상처는 마음속에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하기 싫은 흉터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그대를 사랑했는지 생각하기 위해 일부러 남겨둔 징표로 남을 것이다.

문득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징표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그대가 내게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지, 또 내가 그대에게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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