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사랑 그리고 운명, 500일의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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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사랑 그리고 운명, 500일의 썸머
  • 김이곤
  • 승인 2019.08.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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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를 보고
▲김이곤 기자
▲김이곤 기자

[미디어라인=김이곤기자] ‘사랑’이란 무엇일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란 개념을 철학적 담론으로 승화시켜 세계 철학사에 남을 업적을 이뤘고, 세계로 수백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의 저자이다. 그는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행운만 있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즐거운 감정이기보다는 하나의 기술”이라 말했다. 충만한 삶의 가능성을 품은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 칭할 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그 일단을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500일의 썸머>이다.

본 영화의 주인공 ‘톰’은 운명적인 사랑을 바란다. 그런 순수한 청년, 톰은 앞에 나타난 새로운 비서 ‘썸머’를 보고 빠져 버린다. 썸머에게 첫눈에 반한 톰은 자신의 운명, 즉 천생연분을 만났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썸머는 톰과 달리 세상에 사랑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라 믿으며 구속받기를 싫어한다. 고로 그들은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썸머는 톰과 만나며 진지한 관계는 싫다는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정확히 500일 동안 톰은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에게 버림받아 아파했다. 영화<500일의 썸머>는 톰의 시점에서 썸머를 사랑하고 그녀 때문에 아파하는 만남의 시작과 끝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연애는 좋지만 깊은 관계는 싫다는 썸머의 말에 동의하고 만남을 시작한 것은 톰이었지만, 점차 그녀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 한다. 모든 사랑이 그렇듯 상대에게서 확신을 얻지 못한다면, 그 관계의 신뢰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랬던 그녀가 자신에게는 쉽게 이별을 고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이라니. 운명론을 믿었던 톰에게 이별을 고하고 썸머는 네가 아닌 다른 이와 운명임을 깨달았다고 밝힌다. 그러다 톰은 면접을 보러 간 회사의 로비에서 ‘어텀(Autumn, 가을)’이라는 여자를 만나 스스로 우연을 운명을 바꾸면서 끝이 난다. 썸머가 톰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운명을 느꼈듯, 운명은 한쪽만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애초에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톰은 또다시 다른 사람과 우연히 만날 것이고, 사는 동안 또 다른 누군가에게 빠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지금 누군가에게 ‘톰’이고, ‘썸머’이며, 또 ‘가을’일 수도 있다. ‘썸머’와 잘되지 않았다고 해서 망연자실하게 절망하며 여름에 머물러 있기보단, 썸머의 대사를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난 생각했어. 네게 어울리는 짝은 내가 아니었던 거야.” 본 대사를 되뇌며 다음의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게 우리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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