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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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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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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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언 기자
▲김시언 기자

[미디어라인=김시언 기자] 2016년 경력 25년차에 모범직원 상까지 받았던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2월 법안이 상정되었고 7월 16일부터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상시적으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과 발생 시의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해 이를 고용노동부장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 받거나 인지하면 지체 없이 조사하고,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조사 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피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사용자는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도 안 된다.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근로기준법에 이를 규정하고 금지하며 사업장에서 이를 대응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 법률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사용자에게 괴롭힘 사건의 조사 과정, 행위자에 대한 처벌 그리고 피해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 등을 모두 맡겨놓았지만 사용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없다. 그리고 가해자는 사용자의 징계조치 이외에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으며, 심지어 사용자가 징계조치를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신고접수의 주체와 조사를 실시하는 주체가 모두 사용자이기에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없다.

해외의 여러 선진국에서는 노동자의 노동권, 인격권 침해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직장 내의 정신적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법을 최초로 규율한 프랑스의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노동법전과 형법에 법적으로 각각 명시함으로써 그 실효성을 담보한다. 프랑스의 관련법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첫째, 괴롭힘이 발생하는 경우 종업원대표와 조정인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법을 마련하도록 대화 기구 및 절차를 마련해 두는 것 둘째, 형법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정하여 정신적 괴롭힘을 가한 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규정하는 것 셋째, 괴롭힘으로 인해 직접적 피해가 발생한 노동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고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안전망 차원의 보호를 규정한 것이다.

법은 입법목적에 맞는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는 프랑스로부터 우리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우리도 프랑스처럼 직장에서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를 처벌하고 사용자에게 법적의무의 이행을 강제해야 한다. 동시에 형사적 처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동자대표기구를 통한 집단적 해결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여 직장에서의 자율적, 능동적 해결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또한 직접적 피해가 발생한 노동자에겐 적절한 사회안전망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호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효적인 법으로 나아가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단순히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을 금지하는데 그치지 않고 노동인권이 당연시 되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하여 사용자, 피사용자 모두의 안정된 직장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발전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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