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한국영화산업에도 봄이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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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한국영화산업에도 봄이 온 것일까
  • 김이곤
  • 승인 2019.10.2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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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의 봄'을 보고
▲김이곤 기자
▲김이곤 기자

[미디어라인=김이곤기자]영화 <반도의 봄>은 당대의 영화업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의 멜로 드라마이다. 영화 제작자가 겪는 금전적 어려움, 제작자와 여배우의 사랑,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는 연예 시스템에 대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특히, 당시 영화계의 열악한 제작 상황과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잘 묘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정책을 옹호하고 선전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우선, 조선 영화계의 시급한 문제를 감독이 스태프들에게 말하는 장면이다. 이를 통해 대자본의 영화사 설립의 근거 및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영화사 설립 발대식 연설이다. 영화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어만을 사용하며, 태평양 전쟁의 무운장구를 바라는 황국 신민으로서의 길고 장대한 연설이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감독이 일본으로 떠나는 영일과 정희를 배웅하는 인사말이다.

이 영화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진행된다. 조선일보의 문맹통계에 따르면, 1940년대에 일본어 해득자는 조선인 전체인구의 16%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그런데 왜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는 일본어가 과하게 사용되었을까? 이영재 역사학자의 칼럼을 찾아보니, 그는 당시 일본어가 세련된 문화어로 기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나는 마침내, 이 영화가 공적 언어로서의 일본어를 부각함으로써, 일본어의 위상을 확인시키고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친일 의도가 반영되었는지 영화 <반도의 봄>은 ‘조선영화령’이 공포된 이후 최초로 검열을 통과한 작품이 되었다.

이런 엄격한 검열을 하는 와중에도, 조선인 감독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내고자 한 것이 이색적이다. 빈곤 속에서도 ‘자신들의 영화’를 완성하려는 식민지 예술인들의 모습에는 영화인으로서의 고단함과 식민지 신민으로서 겪는 아픔이 은연중에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 ‘2018 한국영화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영화 누적 관객은 2억 1639만 명으로 6년 연속 2억 명을 넘겼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50.9%에 달했으며, 매출액은 1조814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 시장 규모는 세계 5위임을 알 수 있다. 세계 영화시장 전체 규모인 411억 달러 중 1억 달러로 5위를 자리매김했다.

한때, 일본에게 검열을 받으며 잠식당할 뻔한 한국영화 산업은 이제 세계 각지로 영화와 극장을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더 한국영화의 수준을 높였다. 이는 한국 감독과 한국영화의 세계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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