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달을 울린 ‘수업료’, 지금의 ‘교육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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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달을 울린 ‘수업료’, 지금의 ‘교육비’는?
  • 김이곤
  • 승인 2019.10.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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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업료'를 보고
▲김이곤 기자
▲김이곤 기자

 

[미디어라인=김이곤기자]영화 ‘수업료’는 식민지 조선의 슬픈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쓰러져가는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한 시골풍경을 접할 수 있다.

일본이 자신의 국가라 믿었던 소학교 아이들의 순수한 일상과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본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묻는다면, 단연코 주인공 영달이 수업료로 고통받는 것이다.

그는 수업료를 구하러 혼자 먼 길을 걸어 평택의 큰어머니댁에 다녀온다. 또, 그는 수업료를 내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놓이자 책상에 엎드린 채로 가엽게 울어버린다. 영달에게 큰 모험 길을 요구하고, 무거운 울음을 요청했던 ‘수업료’는 과연 무엇이었을지 나는 감히 헤아릴 수 없다.

일제강점기가 지난 지금, 2019,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비취업 기혼여성들의 가장 많은 33.2%는 취업을 원하는 이유로 ‘자녀의 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서’라고 답했다. 영화가 개봉된 지 약 80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교육비가 우리의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 소통실에서 ‘저출생 고령화’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교육비로 꼽혔다. 교육은 빈곤층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부모의 소득과 정보에 따른 교육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는 곧 교육비 문제와 직결된다.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가계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가 바로 고교 무상교육이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균등한 기회보장을 위해 조속히 실현해야 할 과제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학부모 대상 고교 무상교육 정책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1,510명 가운데 절대 다수인 86.6%(1,308명)가 ‘고교 무상교육 추진이 바람직하다’라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고교 무상교육에 찬성한 학부모에게 ‘기존 교육비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냐’고 묻자 응답자의 47.9%(627명)은 “자녀 교육비로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학부모 2명 중 1명꼴로 줄어든 공교육비를 사교육비에 쓰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고소득층 가구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 국민 혈세가 고소득층 사교육비를 보전해주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는 ‘수업료’로 겪은 영달의 고통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야 영달의 눈물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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