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나의 집,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대해
상태바
[청년칼럼]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나의 집,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대해
  • 이채민
  • 승인 2019.10.31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쓰레기 투기에 무단 침입까지, 관광객 OUT!
▲이채민 기자
▲이채민 기자

[미디어라인=이채민 기자] 누군가 우리 집 현관 앞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밤낮없이 떠드는 상황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유일한 쉼터가 되어줄 수 있는 내 집이 타인들에 의해 공포와 혐오의 공간으로 변한다면?

쉽게 상상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여러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실제 상황이다. 특히, SNS의 발달로 ‘사진을 찍어 올리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해진 도심의 관광지는 앞서 제시한 상황들로 인해 일찌감치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나의 주거 공간이 유명 관광지가 되어 내 삶을 위협하는 상황. 이를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한다.

오버투어리즘은 지나치게 많다는 뜻의 ‘Over’와 관광이라는 뜻의 ‘Tourism’이 합쳐진 단어로, 수용할 수 있는 기준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특정 관광지에 모여들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침해하는 현상을 뜻한다. 따라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겪는 관광지의 주민들은 과도한 수의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소음공해, 사생활의 침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오버투어리즘의 피해 사례로는 이화 벽화마을과 북촌 한옥마을을 들 수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이화 벽화마을의 경우 무분별한 수의 관광객 방문으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심각한 피해로 인해 벽화를 지운 주민들도 많다. 벽화가 지워진 회색의 담벼락에는제발 조용이라는 문구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대신 자리 잡고 있다. 같은 곳에 있는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에도 주민들의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쓰레기를 투기하고, 심한 경우 안을 구경하기 위해 무단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시도까지 하는 일명진상 관광객들의 행태로 인해 지난해 지역 주민들이 모여 관광객 반대 집회를 열기도 하였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7 초부터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북촌 한옥마을을 관광하도록 제한하는관광 허용 시간 제도 도입하였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한다.

▲종로구의 정숙 관광 홍보 현수막 (사진제공=종로구청)
▲종로구의 정숙 관광 홍보 현수막 (사진제공=종로구청)

서울시의 관광 허용 시간 제도가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바로 오버투어리즘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관광객들의 태도가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정책이 시행 된 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관광지에서의 소음과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은 주거지에서의 일상을 계속해서 방해 받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오버투어리즘 대비 방안도 도움이 있겠지만 이는 한시적인 대책일 , 우리는 이화 벽화마을과 북촌 한옥마을의 상황을 통해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최우선으로 갖춰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있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지나치게 소음을 내지 않고, 거주민의 입장에서 그들이 겪어야 고충을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가 상생할 있는 사회를 만들 있다 생각한다.

잠깐의 즐거움을 위한 관광지에서의 배려 없는 행동이 지역 주민에게는 끊임없는 위협과 불쾌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나의 ‘인생샷’을 위해 방문한 관광지에서 타인의 ‘진짜 인생’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유명 관광지로 혹은 SNS에서 유명한 곳으로만 인식했던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며 조금 더 배려 있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