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386세대에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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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386세대에게 부탁드린다
  • 박상아
  • 승인 2019.11.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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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의 시각에서 바라본 386세대
▲박상아 기자
▲박상아 기자

[미디어라인=박상아 기자] 아무리 좋은 기계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녹슬기 마련이다. 세월은 이기지 못한다는 말처럼 오래된 기계는 몇 번을 수리해도 과거의 뛰어났던 성능을 재현할 수 없다. 세상의 이치이고 만물의 원리이다. 80년대 민주화 운동 등 변화와 개혁을 주도한 이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은 녹슬어버린 기계와 같다며 비판을 받는다. 우리네 부모 세대, ‘386세대’ 이야기이다.

고도성장기에 태어나 노력한 것보다 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었던 세대. 우리는 이들은 황금세대라 부른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와 일본의 단카이 세대처럼 한국에는 386세대가 이 축복받은 세대에 속한다. 대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입시 지옥을 피할 수 있었고, 대학 생활의 자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하고도 취업은 잘만 되었으며, 내 집 마련 역시 지금보다 훨씬 쉬웠다. 하지만 고도성장의 혜택은 있는 대로 다 누렸으면서, 20년간 사회를 전혀 바꾸지 못한 채 헬조선 게이트를 연 그들에게 청년들은 실망했다.

386세대 정치인들은 소득 불평등, 높은 비정규직 비율, 낮은 최저임금 등의 원인이 재벌의 이윤 추구에 있다고 말한다. 물론 재벌의 이기적인 이윤 추구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청년 세대가 이렇게까지 고통받는 건 부모 세대인 386세대가 여전히 사회 전반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청년고용을 장려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 실업률은 높아만 간다. 왜일까? 386세대들의 고임금 독점이 청년 고용의 방해물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등바등해서 대학까지 졸업했는데 일자리가 없는 시대. 흙수저, 금수저를 나누는 불평등 세습의 시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시대에 청년들은 분노한다.

386세대를 덮어놓고 무능한 세대라며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일선에서 물러나라며 시위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제는 당신들이 쥐고 있는 권력을 내려놓고, 자식 세대에게 양보해 달라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정치판에서만 하더라도 오늘날 기성세대가 내놓는 청년 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당연하다. 기성세대에게 청년 감수성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요구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2030세대가 국회로 들어가 세대의 이해를 대변한다면, 청년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정책이 구현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재 국회는 온통 386세대의 밭을 이루며, 2030세대는 손에 꼽는 수준이다.

새로이 권력을 쥐는 것보다 이미 손에 쥔 특권을 내려놓는 것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 번의 용기는 더 나은 세상을 일구어낸다. 386세대들에게 부탁드린다. 용기를 가지십시오. 아직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을 자식 세대에게 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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