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과함의 미학
상태바
[청년칼럼]과함의 미학
  • 신지은
  • 승인 2019.04.16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지은 기자
▲신지은 기자


[미디어라인=신지은 기자] 정보는 무한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한히 아닌 알 수 없음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짧은 1초라는 시간에도 엄청난 정보를 주고받고 우리는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 체 또 다른 지식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우리는 사람인지라 이런 방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면 피곤하기 마련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고도로 진화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은 크게 바뀌었다. ‘인간관계’ 역시 그에 맞춰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초기에는 싸이월드나 버디버디 그리고 네이트온등의 SNS를 활발하게 했다. 언제나 실시간은 아니지만, 상대방과 시간을 맞춰 대화를 나누거나 내가 쓴 글을 상대방이 봐주길 기다리며 조금은 느린 의사소통을 계속해왔다. 실시간이 아니며 수동적이고 삶의 ‘주류’가 아니었기에 관계는 우리가 인식하는 그대로를 비췄다. 주변 사람과의 관계의 확장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컴퓨터를 손안에 넣을 순 없지만, 인간은 유사한 도구를 만들어 낸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가 취미처럼 즐겼던 메신저가 실시간이 되고 비로소 주류가 됐다. 만나지 않아도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고 우연히 나를 찾아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앞서 말한 인맥의 정보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몇몇 사람들에겐 열광적이고 문명에 발전에 기쁨을 표현했지만, 누군가는 지나친 정보에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인맥 다이어트’다. 인맥 다이어트란, 인맥과 다이어트를 합성해 번잡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취업활동, 사회활동 등 바쁜 생활로 의도적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함을 의미한다. 마치 우리가 먹어서 찌운 살을 빼듯 타인과 맺은 관계를 정리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의문을 던진다. 이것이 과연 옳을까? 정보통신과 삶의 패턴이 달라지기 전 우리의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고민을 했을까?


우리는 SNS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인간관계를 쌓는 노력이 단순화됐다. 친구의 생일에는 메신저를 이용해 기프티콘으로 축하를 해주고 결혼식을 하면 모바일 청첩장을, 모임을 꾸릴 때는 단톡방을 만들어 주도한다. 기존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했던 모든 일이 인스턴트 처럼 금세 해결이 됐다. 그 덕에 우리의 관계 역시 인스턴트 처럼 가벼워진 것은 아닐까. 쉽게 얻었으니 쉽게 내려놓는 것은 아닐까.


우리 모두 집착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관계는 버리고 얻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을 뱉는 순간 현실이 된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마무리 짓겠다. 라고 말하는 순간 그것이 진실이고 현실이 된다. 100명이 과한 것도 아니고 1,000명이 과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인맥 다이어트가 아닌 자신 개인의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은 과해도 좋다. 버겁다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보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관계라면 내려놓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인맥 다이어트'라는 가벼운 단어 하나로 자신의 숭고하고 복잡하고 심오한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줄여내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 위로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리고 필자는 말한다. 그렇지 않다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변에 사람 한 명 없는 사람은 없다.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비슷한 생각을 참 많이 하기 마련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자신을 구석에 몰아 놓을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가 어지럽고 힘들면 휴식을, 마음의 휴가를 떠나자. 가족이 싫어서 버리지 않고 자신의 추억이 지긋지긋해 잊어버리지 않는다. 인간관계와 사람은 물건이 아니기에 우리는 가끔 과함에 미학을 느끼고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