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청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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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청년에 대하여
  • 변승주
  • 승인 2019.04.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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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주 기자
▲변승주 기자

[미디어라인=변승주 기자] 흔히 청춘이라 하면 파릇파릇한 봄의 꽃처럼 활짝 핀 20대 젊은이들을 생각하곤 한다. 청춘, 열정, 첫사랑, 꿈이 얼마나 푸르고 희망찬 단어들인가. 그러나 나에게 청춘이란 이름은 빛나면서 무거운 단어였다. 내 청춘은 밝지도, 아름답지도, 열정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지난달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청년 세대는 3포, 5포 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7포 세대가 되었다. 그래도 세상은 청춘에게 무엇이라도 하라고 말한다. 20대니까 연애해야지, 요즘 20대 애들은 창업도 한다던데, 취업하려면 더 노력해야지. 도대체 청춘은 무엇이고, 청춘에게 바라는 것은 왜 이리도 많을까.

서울 디뮤지엄에서 주최한 'Youth 사진전'을 다녀왔다. 사진전 이름에 걸맞게 전시관은 20대 초반 청년들로 북적였다. 그 사이에 위치한 자유롭고 열정적인 사진들 앞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청춘이 아닌 자의 눈으로 찍은 청춘은 청춘의 단편만 기록하고 있었다. 그래서 청춘의 다른 모습을 기록하고자 한다.

나는 '대학생'이라는 호칭을 갖기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12년이란 시간을 바쳤고, 어느새 어른들이 '그때가 제일 좋을 때야'고 말하는 나이가 됐다. 만족감은 없었다. 오히려 허망함만이 느껴졌다. 학과 생활을 해도, 공모전에 도전해도, 대외활동을 해도 이 허망함을 떨치지 못했다. 아르바이트와 학점, 스펙으로 채워진 시간 속 나는 껍데기만 반지르르했고 속은 텅 비어있었다. 세상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불타오르는 열정과 패기였지만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꿈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는 그야말로 '잉여'의 삶이었다.

그러다 한 광고를 봤다. 광고에 등장한 남자는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나레이션으로는 세상이 자신을 성공, 취직으로 정해진 틀에 가두려고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남자의 말이 나온다. 이제 남자는 열정적으로 북을 두드린다. 환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남자는 미소 지으며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고, 자신은 불꽃이라고 말하며 광고를 끝낸다. TV 광고에서 보여주는 청춘은 빛났다. 그리고 나는 청춘에 대한 답을 광고가 아닌 꺼진 TV 화면에서 찾았다.

까만 화면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있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청춘은, 사람은 때론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청춘은 그동안 청춘이라는 이름 아래 늘 꿈을 좇아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 아래에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로 가득 채워있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부족해도 그것이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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