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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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 박정수
  • 승인 2020.01.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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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추어야
▲박정수 기자
▲박정수 칼럼니스트

 

[미디어라인=박정수 기자] 며칠 전 국내 굴지의 음악사이트 '멜론'에서 음악감상을 하였다.

요즘에 유행하는 겨울 발라드보다는 조금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을 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듣게 된 곡은고등래퍼2와 쇼미더머니6로 인해 전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빈첸과 우원재가 함께 부른 노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였다.

노래의 첫 번째 파트를 담당하는 빈첸의 가사를 듣자면, 단지 부유층과 고학력자들에 대한 자격지심과 분노라고 표출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능력도 없는 소위 '찌질이'의 하소연으로 대중들에게 비추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그저 그런 '찌질이'의 하소연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젊은 시절부터 열심히 노력해 부를 일궈 부자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나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간 친구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은 합당한 노력으로 그에 걸맞는 위치에 올라갔고, 단연코 존중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현 사회가 그렇게 노력할 만한 환경이나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은 친구들에게 너무 몰인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초부터 집안 환경이 어려워서 단칸방에 사는 친구들이 초밥집에서 알바하던 도중, 만원짜리 초밥 한 덩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넣는 부자들을 보면 충분히 절망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노래 가사에 나오는 소위 '부자'라는 사람들 또한 성공하기 전의 가난한 시절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단순히 현재 모습인 부자 손님과 가난한 알바생은 빈부의 차이가 극명하고 알바생이 충분히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에 간 누나와 자퇴생인 자신에 대한 처지도 극명하다. 엄마와 누나로부터 느껴지는 묘한 시선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 겉으로 표현 못하지만 억하심정에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이 삶의 자극제가 될 수 있겠지만서도,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여기까지가 빈첸의 이야기였고, 우원재의 이야기가 이어서 나온다.

우원재는 2017년 쇼미더머니6 방영 당시, 정신과 치료의 일환으로 '알약'을 복용한다고 밝혔다. 다소 편협하고, 남의 사정을 잘 인정하지 않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치부로 여겨질만한 사정을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매우 용감하고 멋진 결정이었다. 단순히 마음이 불편하고 갑갑해서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저 XX, 정신병자네.''라고 판단하는 우리 사회에서, 정말 내리기 힘든 결정을 하였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원재는 갈고 닦은 랩 실력으로 생방송 경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앨범까지 냈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그의 '알약'과 '정신병력'을 물고늘어진다. 대체 어떤 알약을 복용하는지, 어떤 정신병이 있는지, 그런 질문 투성이이다. 우원재 본인도 그런 댓글을 보면서, 그가 과거에 겪었던 일들이 떠오를 것이고, 결국 또다시 고통스러워하며 힘들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빈첸과 우원재는 역설하고, 그리고 묻고 싶었을 것이다. 당신들은 혹은 그대들은, 우리들의 이 처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더불어 당신들이 혹은 그대들이 우리들의 처지라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말이다.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나 자신과 상대방과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는 뜻이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라고 한 번즈음 생각해 본 뒤에,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본인들의 관점/사정과 크게 차이가 있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할 지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조선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황희 정승과 검은 소, 누런 소 이야기'를 참고하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희 정승이 한 농부에게 검은 소와 누런 소 중 '어느 소가 밭을 더 잘 가냐'고 묻자, 농부는 '동물의 감정'을 고려하여 그 대답을 황희 정승에게 귓속말로 전달해 주었다는 것이다.

600여년 전, 하물며 동물의 감정마저 존중하였던 우리 조상들의 뜻을 받들어, 늘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추고 세상을 살아감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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