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프랜차이즈스타의 첫 우승과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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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프랜차이즈스타의 첫 우승과 마음가짐
  • 김성현
  • 승인 2020.01.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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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김성현 기자

[미디어라인=김성현기자] 세트스코어 2:0으로 리드 심지어 3세트도 상당히 유리하다. 이제 상대방에게 GG라는 항복만 받아내면 된다. 34분 반인반수 유령이 적진 옆구리에서 튀어나왔다. 이 돌진을 신호로 아군도 적진을 덮쳤다. 전투가 끝나는데 10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니 전투라는 단어는 부적절하다. 일방적인 사냥에 가까웠다. 그 사냥을 끝으로 적의 심장부를 파괴했다. 세트 스코어 3:0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다. 그 창단 첫 우승의 MVP는 이견이 없었다.  ‘한국국대탑’, ‘71인분 탑’ 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Kiin ‘김기인’ 선수가 MVP를 수상했다. 프랜차이즈스타의 첫 우승 트로피였다. 

-커리어에 인연이 없었던 ‘국대 탑솔러’ 기인

필자는 기인 선수를 유심히 본 건 2018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때다. 당시 e스포츠가 시범종목에 들어가서 팬들의 관심은 고조되었다. 당시 ‘누가 아시안게임에 나갈 것인가?’ 에 대해 팬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로스터에 기인은 승선했다.

많은 논쟁이 있었다. 탑 라인만 보면 당시 쟁쟁한 커리어를 가진 Cuvee ‘이성진’, Khan ‘김동하’, Smed ‘송경호’ 등 쟁쟁한 탑라이너를 밀어내고 신인급 선수인 김기인 선수가 선발이 되었다.

99년생 탑라이너 2017년에 EVER8winners에서 데뷔해 ACE 노릇을 했고,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했다. 당시 아프리카는 spring 시즌에 준우승, 리프트라이벌즈 준우승을 했다. 기인은 항상 제 몫을 다했다. 다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을 뿐. 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김기인 선수 선발에 대해 팬들은 걱정하기도 했다.

기인은 또 실력으로 증명했다. 아시안게임 내내 날아다녔다. 비록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지만 백전노장 중국 탑라이너 Letme에 전혀 뒤지지 않았고 2:1 상황에서 생존하는 슈퍼플레이를 연발했다. 이런 맹활약에 ‘국대탑솔러’라는 애칭을 가지게 되었다.

2018년 한국에서 열린 2018 롤드컵 8강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는 탈락한다. Cloud 9에게 3:0 완패. 하지만 라인의 탑라인은 항상 상대를 압도하고 상대방 정글러를 애먹게 했다. 본인은 맹활약했지만 팀의 승리와 이어지지 못했고 본인의 첫 롤드컵을 마무리했다. 출중한 실력에 비해 팀의 성적은 그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사진제공-'esport KBS 유튜브 채널' MVP 수상을 받는 김기인선수)
(사진제공-'esport KBS 유튜브 채널' MVP 수상을 받는 김기인선수)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한 값진 우승

 e스포츠 특성상 1년 계약이 대세다. 선수 수명도 짧고, 기량도 1년 사이에 변동의 폭이 심하다. 팀은 스토브리그가 시작이 되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교체가 된다. 2020 시즌을 앞두고 아프리카는 기량이 만개한 Aiming ‘김하람’, 한 때 차세대 페이커라고 불렸던 Ucal ‘김우현’을 내보냈다. 또한 팀에 두뇌였던 노페 ‘정노철’ 감독대행도 팀을 떠났다. 이를 대체할 선수들은 더 큰 리그, 더 큰 자본에게 사로잡힐 가능성이 컸다. 팬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이들은 대체하기 위해 가까운 대륙에서 Mystic ‘진성준’ Ben ‘남동현’이 새로운 가족이 되었고, 한 때 우승컵을 놓고 싸웠던 Fly ‘송용준’ 선수가 합류했다. 최연성 감독은 잠시 내려놓았던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팀 로스터가 공개되었을 때 아프리카는 선수의 실력보다는 외모가 주목을 받는 웃픈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방송에서 ‘아프리카는 숙제가 많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새롭게 만든 팀은 의문부호가 많이 붙었다.

 하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법이다. 단기간 컵대회지만 아프리카는 저력을 증명했다. 4강, 결승은 모두 3:0으로 상대방 팀을 셧아웃시켰고, 경기 내내 리드를 잃은 적이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4강부터는 경기시간도 많이 감소했다. 빠른 템포로 경기를 압살했다. 절반의 세트는 30분 이전에 적의 심장부를 파괴했다. 초반 설계가 날카롭고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는 빠르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상대방에게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압도적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프랜차이즈스타의 마음가짐

2019년 11월 김기인은 원 소속팀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3년 재계약을 했다. 단순히 연봉이 상승한 것이 아니다. 이 계약의 의미는 아프리카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력은 기본이고 팀의 내/외적으로 책임감이 높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99년생 어린 게이머는 어느 순간 팀의 얼굴이자 팀의 기둥이 되었다.

케스파컵 결승을 앞두고 그에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DRX와 4강 경기에서 3세트 모두 딜량 1위를 했다. 말 그대로 팀에 승리에 주역이었다. 조금은 본인 자랑을 해도 되었다. 하지만 기인은 "동료들이 판을 잘 깔아주었다"라고 말했다. 팀원들에게 공을 돌린 것이다. 결승 사전 인터뷰에서도 옛 동료인 summit ‘박우태’가 ‘탑 라인에서 1:1로 싸우자고 했을 때’ 기인은 ‘정글러를 잘 활용하면서 아래에 내려가겠다’. 고 말을 했다. 필자는 그런 인터뷰를 보면서 프랜차이즈스타가 가져야 할 태도, 동료에 대한 신뢰에 대해 생각했다. 어쩌면 프랜차이즈스타 기인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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