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진보 정부는 정말 ‘진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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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진보 정부는 정말 ‘진보’하는가
  • 박성준
  • 승인 2019.04.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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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박성준 기자

[미디어라인=박성준 기자] 지난 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1만명 이상이 참가한 이 날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군 씨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정부에 촉구했다. 노동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된 지 이미 오래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같은 경제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개혁진보 진영에서는 나름의 대안으로 몇 가지 제시했다. ‘생태·평화 사회민주주의론’, ‘노동중심통일경제연방론’, ‘사회연대국가론’, ‘사회투자국가론’, ‘신진보주의국가론’이 그것이다. 많은 대안이 나왔음에도 노동 현실이 참담한 이유는 대안 자체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대안은 복지를 정책 차원에서 국가 차원으로 격상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 또한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구상을 전개하지 않는다. 복지를 위한 조세개혁의 구체적 방안에 거의 무관심하다. 다시 말해 복지국가가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오히려 조세개혁이 비현실적이라며 복지국가의 실현을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진보의 실질적 대안은 무엇인가? 개혁진보세력이 과연 커다란 대안적 모델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가? 이제 진보세력은 신보수주의자들에 대항해서 ‘복지국가혁명’이라는 담론을 내세워야 한다. 많은 이들은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한다. 그러나 국민 70% 이상이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를 대폭 늘리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형 복지국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혁명적 방안이 요구된다.

첫째, 선(先)복지혜택 후(後)조세부담이 필요하다. 적자재정을 감수하고서라도 복지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복지혜택을 맛본 적이 없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복지를 약속하면 세금이 늘어나는 현실에 반발한다. 따라서 질 높은 복지를 체험하게 하고 이러한 복지를 누리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이때의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경제성장을 동반하는 복지이기 때문에 결국은 균형재정을 회복할 수 있다.

둘째,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약자에 대한 선택적 복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복지가 확대돼야 조세개혁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다. 중산층에게는 세금만 걷고 아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기존의 복지국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보편주의 복지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앞으로 수년간은 혁명 수준으로 급격히 복지를 늘려야 한다.

셋째, 성장을 위한 복지가 필요하다. 중소기업 문제를 보자. 우리나라의 일자리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우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해버리는 게 현실이다. 중소기업이 고부가가치화되지 않는 이유다. 복지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구축해 중소기업에 다니더라도 대기업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중소기업을 떠날 이유가 없다. 또한 체계적인 직업훈련을 국가가 책임져 인재가 공급된다면 경제는 자연스레 성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도 복지는 필수다. 의료와 보건, 교육과 문화 등 삶 기본영역에서 질 높은 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와 직업훈련을 통해 모든 국민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서민을 위한 정권을 자처했으나 갈팡질팡하다 끝났다. 그 후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독단과 퇴행을 반복하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아직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향은 자유주의적 시장개혁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원리의 관철에만 주력하고 복지에 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마당에 ‘진보정부’라고 불리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자칭 진보라고 떠드는 것을 눈감아 주더라도 무능한 진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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