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애국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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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애국의 조건
  • 박성준
  • 승인 2020.01.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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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박성준 칼럼니스트

[미디어라인=박성준 칼럼니스트] 영국의 어떤 생물학자는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라고 주장했다. 유전자 종의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인간은 이기적인 것 같으나 사실 내면 깊은 곳엔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좀 더 지고지순한 그 무엇, 그 이상의 무언가를 뜻하는 이타심을 갖고 살아가려 한다.

애국심 하나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쳤던 순국선열들을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그러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빠 찬스를 써가면서 필사적으로 군대를 빼려고 하는 이 시대에, 애국심을 철저히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군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불행하게도 애국심만 필요한 게 아니라 반드시 ‘남근(男根)’이 있어야만 한다.

아무리 인권을 부르짖어도 ‘트랜스젠더 군인’이라는 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온갖 비난을 불사하고 그가 호소하는 ‘애국심’이 겨우 개인의 ‘이기심’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많은 손실을 감수하고 눈물로 호소하는 그의 말을 일단 경청할 필요는 있다.

전우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둥, 성기를 훼손했으니 군인의 생명이 끝났다는 둥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차별과 혐오가 없는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출발점에 있지도 못함을 보여주는 슬픈 증거일 뿐이다. 최전방에 남아 계속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그의 뜻을 구현하도록 노력해볼 수는 없을까?

전 세계에 약 9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많은 서유럽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이스라엘, 볼리비아 등에서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잔인하게도 공론화 과정조차 없이 그를 강제 전역 조치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성 소수자를 대하는 인식이 드러났다고 줄지어 보도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비록 뒤처진 인식 때문에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지만 답은 있다.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이제 알았으니 변화에 적응하면 된다. 만일 이번에도 변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세에게 후진적이고 무능한 조상으로 기억될 것이다. 마땅한 변화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대한민국.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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