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유행하는 에세이 : 노력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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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유행하는 에세이 : 노력의 배신
  • 전은지
  • 승인 2019.05.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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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지 기자
▲전은지 기자

[미디어라인=전은지 기자] '노력'이란 단어는 값진 결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빛나는 단어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사자성어 또한 많은 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었다. 이렇듯 노력에 관련된 명언들은 수세기 동안 쏟아져 나왔고, 우리의 삶의 방향성을 규정해 주었다.

그러나 과거부터 이어져온 사회적 분위기에 반기를 든 책들이 서점과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서점에 갔을 때 한번 즈음은 봤을 에세이 제목들은 대부분 현재 삶에 지친 영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문장들이 책 표시를 장식하고 있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이 그러하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져 온 탓일까. 에세이들의 이러한 풍조는 끊임없이 반복되어 유행처럼 번졌다. '유행에세이'를 대표하는 세 권의 책들이 말하는 것은 이러하다.    

서점에 진열된 유행에세이사진전은지 기자
▲서점에 진열된 유행에세이(사진=전은지 기자)

"나는 어디로 이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그래서 멈췄다.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진리라 생각했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 점점 더 불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야말로 기분 탓일까?"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대학교 때 조금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게 잘못이었을까? 일하며 더 버티지 못한 게 잘못이었을까?"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유행에세이는 당연시하게 요구되는 '노력'은 이제 끝이 났다고 주장하며, 최근에는 '금수저'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태어나면서 얻는 부모의 재력과 부모로부터 받는 재능으로 이득을 보고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모두 현대사회에서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낮아진 현대인들의 자존감을 지적한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의 저자는 "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즉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뻔하듯 뻔하지않은 달콤한 위로들은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었다. '성공', '승진', 'A ' 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우리들에게 '엄친딸', '낙하산'등을 마주한 현실이란 벽에서 느낀 씁쓸함을 치유해주고, 사회에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벌였던 경쟁 과정 속에서의 사회적 박탈감, 자존감상실 그리고 진정한 자아 본질에 대한 물음의 지속 등을 책 속에서 언급하여 그동안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던 의구심에 대한 답을 주며,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달리기만 했던 삶에 휴식이 필요한 순간, 노력이 나를 배신한다고 느끼는 순간, 행복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날 우리는 유행에세이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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