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과 핑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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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과 핑계 사이
  • 류명환
  • 승인 2018.11.0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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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14년만의 첫 무죄판결, 관건은 합리적인 대체복무제 마련
류명환 기자
▲류명환 기자


[미디어라인=류명환 기자] 지난 1일, 대한민국이 깜짝 놀랄만 할 대법원 판결이 났다. 현역병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오모(34) 씨의 상고심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대법관 9(무죄) 대 4(유죄)로 '양심적 병역거부'는 14년만에 처음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88조 1항 (병역의 기피)에 해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대법원이 대부분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는 점으로 볼 때,이번 판결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이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 이유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운영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인정해야만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민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존재를 국가가 언제까지나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하고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에게 형사처벌을 통해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시했다.

'양심의 자유'란 무엇인가? 양심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다. 자신의 신념과 종교에 의해 군 복무를 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양심'이 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에서 '자신의 신념과 종교에 의해'라는 근거의 진위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단순히 병역 기피를 위해 종교가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의 의무는 입영 대상자에게 큰 부담이 된다. 복무 여건도 좋지 않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긴 시간 동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역 의무를 기피하고 싶은게 자연스러운 현실에서, 이러한 판결이 나온 것은 앞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법적 병역 기피 수단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악용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도입 될 '대체복무제'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대체복무제의 업무 강도나, 복무 기간에 따라 '가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반 군대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아야 하고, 복무 기간도 어느정도 더 길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군사적 훈련이 비군사적 훈련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것을 고려하면, 복무 기간을 매우 길게 정해야 한다. 또한 군사적 훈련 만큼이나 중대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임무를 할당해야 한다. 그래야 이유 없는 병역 회피를, 군 인력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에 의한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지뢰제거 작업자, 조리사, 의무 보조원, 요양 보호사 등이 언급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현재 여론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 국방부,법무부,병무청 합동 실무추진단은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자료를 발표했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복무기간이 3년이하로 예상보다 짧고, 업무 강도도 최대 교정 및 소방 정도로 군사 복무에 비해 비교적 수월해, 이 정도의 대체복무로는 병역 회피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할 것을 판시했다. 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회는 무조건 대체복무를 도입할 법적 의무가 생겼다. 국가의 군 인력 감소에 따른 군사력 문제와, 병역의 의무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부디 국회가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비교적 높은 강도의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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