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악마의 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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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악마의 청력
  • 박성준
  • 승인 2019.03.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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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박성준 기자


[미디어라인=박성준 기자] “재판장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11일 광주지법 법정에서 했던 전두환씨의 말이다. 그는 회고록에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법 후문에 도착한 전씨를 향해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사죄하라”고 외쳤다. 역시나 들리지 않는지 아무 표정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오후 3시 46분 재판이 끝나고 “사과할 생각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거 왜 이래”라며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뿌리쳤다.

방청객에 따르면 재판 중 사죄를 요구하는 광주 시민들의 목소리가 법정 안에까지 들려왔지만,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 내내 눈을 감고 졸았다.

또한 광주지법 앞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마저 학교 창문을 통해 “전두환은 물러가라”며 소리쳤다.

그는 끝내 사과는커녕 본인의 행동을 인정하지도, 사죄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았다. 진정 피를 가지고 절규하는 광주 시민들의 목소리가 그에게는 들리지 않았을까?

전씨는 알츠하이머병과 독감을 이유로 10개월 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 당시의 행동과 골프를 치고 점수 계산을 스스로 했다는 점, 공식 석상에 등장해 보인 모습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재판을 피하고자 환자인 척 연기한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기가 막힐 일이다. 악마도 전씨보다 사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지만 전두환씨에게 해줄 말이 있다. 전씨 당신은 이미 오래전에 당신에게 고통받은 사람들의 비명으로 청력을 상실한 듯하다. 귀가 먹고 기억을 잃어도 살인마는 살인마다. 당신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낼 기회를 잃었다. 지옥에 가서 부디 청력을 되찾고 비명 속에 갇혀 영원히 고통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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